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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굴레에서 나 아닌 다른 누군가로 살고 싶었던... 영화 <화차> 리뷰 (★★★★, 2012)

와미쀼 2023. 6. 19. 20:11

 

지옥의 굴레에서 나 아닌 다른 누군가로 살고 싶었던... <화차> 리뷰 (스포 有)

 
회사생활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영화를 꽤 즐겨보던 스타일이었는데, OTT 플랫폼의 홍수로 볼거리가 넘쳐나는 요즘엔 오히려 더 짧은 컨텐츠를 선호하게 되어버린 것 같아요
 

지난 그 때를 떠올리며, 오랜만에 제가 인상 깊게 봤던 드라마이자 영화, '화차'에 대해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아래 소설/드라마/영화 중에서 저는 국내 개봉한 영화를 먼저 보고, 이어 일본드라마를 봤었는데요. 같은 순서로 진행할게요.

  • 원작: 일본소설 화차(미야베 미유키 作, 1992)
  • 드라마화: 일본드라마 화차(tv asahi, 2011)
  • 영화화: 한국영화 화차(변영주 감독, 2012)

제목인 화차는 '지옥으로 가는 불수레' 를 의미하는 불교용어라고 하는데요. 작품의 스토리는 이처럼 불타는 수레 속에서도 절대 내릴 수 없는, 악인의 절규를 담은 내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가,
어디선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고있다.


그녀는 왜 나를 떠나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했을까,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을까.
 
 

<영화 화차, 2012, 한국>

인생을 훔친 여자 김민희. 그녀가 탄 불수레, 화차

 
이 영화는 그야말로 김민희 배우에 의한, 그녀를 위한, 그녀의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뗄 수 있게 해 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체적이면서도 깊은 내면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민희 배우와, 이선균 배우의 표면적인 캐릭터와 한결같이 짜증내는 연기는 정말 비교가 많이 됐는데요.
 
작품 속에서 이선균이 김민희를 잃고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가 잘 드러났다면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 원작자나 감독은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던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선균에 그렇게 많은 비중을 억지로 할애해야 했을까라는 의문을 계속 들게 했습니다.
 

영화 화차 리뷰
스틸컷만 봐도 소름끼치지만, 동시에 불쌍한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출처: 지선씨네마인드

 
그중에서도 제가 인상 깊다고 느낀 부분은 

  • 수레에 올라타기 전의 고통스러운 시점
  • 화차에서 내릴 수 없음을 알게된 혼란스러운 시점
  •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함께 타오르기로 한 시점

이렇게 인물의 변곡점을 묘사하는 배우의 연기가 단계별로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감상하시는 여러분도, 그 차이를 느끼면서 빠져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드라마 화차, 2011, 일본>

영화판의 미스테리함 보다는 원제에 충실한 느낌의 포스터

 
이번 리뷰를 통해 드라마를 다시 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인상적이었기도 하고, 영화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사라진 여인의 남편 캐릭터가 가지는 비중 차

앞서 말씀드렸지만 영화버전에서는 이선균 배우가 맡은 남편 역할의 비중이 쓸데없이 컸지만, 드라마버전에서는 오히려 형사 역의 비중이 크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도 차이를 보이는 데요, 영화에서는 "그녀의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다"의 관점을 갖는다면, 드라마에서는 "이 악독한 범인, 꼭 잡고 싶다"는 태도라고 느껴졌습니다.
 
영화 버전에서는 형제로 설정되어있던 남편-형사 간의 관계가, 드라마 버전에서는 아주 먼 친척으로 설정된 걸 보면, 사라진 여인을 바라보는 관점에 좀 더 객관성을 부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먼 친척의 설정이 원작 소설에서 기인했고, 영화 시나리오 각색은 그 이후에 이루어졌지만요.
 

대체 넌 누구냐... 그녀의 실체

그래서인지, 드라마의 마지막은 결국 그녀를 검거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정체가 밝혀지고도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영화 버전의 차경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는 다르게요.
 
앞서 말한 차경선의 감정선이 변하는 모습을 쌓아왔기 때문에 관객이 충분히 감정이입 할 수 있었고, 영화버전의 마무리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CG는 조금 어색했지만요) 그래서인지 제 마음 속에는 더욱 강렬하게 남은 것 같습니다.
 
그녀가 그렇게 악독한 범죄를 저지르면서까지 누리고 싶었던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다음번엔 비슷한 시기에 인상깊게 봤던 영화 백야행, 그리고 일드 백야행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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